봄을 준비하는 러너는 겨울에 만들어진다
겨울은 훈련의 공백이 아니라, 다음 시즌을 지탱하는 기초를 쌓는 황금기입니다.
기록 경쟁에서 잠시 물러나 심박수 기반 저강도 장거리 위주의 베이스 빌드업을 실행하면, 봄 시즌에 더 안정적이고 오래 가는 컨디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겨울이 오면 대회 일정은 줄어들고, 해는 짧아지며, 몸은 예전 같지 않은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시즌 준비는 이 시기, 아무도 보지 않는 겨울훈련에서 시작되며, 러닝계획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내년 봄 경기력이 달라집니다.
겨울은 기록을 갱신하는 계절이 아니라, 베이스 빌드업을 차분히 쌓는 시간입니다.
속도를 줄이는 대신 빈도와 시간을 늘리고, 저강도 장거리 위주의 러닝계획으로 몸을 길들이면, 봄 시즌 준비는 이미 절반 이상 끝난 셈입니다.
“봄을 준비하는 러너는 겨울에 만들어진다”는 말처럼, 지금의 선택이 몇 달 뒤 레이스 후반 컨디션으로 돌아옵니다.
겨울훈련에서 기초를 다진 러너는 봄이 되었을 때 페이스를 올려도 몸이 무너지지 않고, 훈련과 레이스를 더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베이스 빌드업의 원리 — 왜 저강도 장거리인가?
존1~2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잡자
베이스 빌드업의 핵심은 심박수 존1~2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 구간은 “숨이 편안하고 대화가 가능한 속도”로, 최대심박의 대략 60~70% 정도에 해당하는 비교적 편안한 강도입니다.
- Zone 1은 편안하고 리드미컬한 호흡(워밍업/회복에 적합)
- Zone 2는 편안하지만 호흡이 약간 깊어지고,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안내됩니다.
저강도 장거리가 만드는 변화: ‘볼륨’이 쌓이는 적응
저강도 장거리를 꾸준히 수행하면 근육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증가하고,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 효율이 향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 대사 능력이 좋아져, 같은 속도에서도 탄수화물 소모를 아끼면서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몸으로 변화합니다.
겨울훈련에서 강도는 낮추되 주당 러닝 시간과 빈도는 유지하거나 조금씩 늘리는 전략이 유리합니다.
이렇게 쌓인 베이스 빌드업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시즌 준비가 끝난 뒤 레이스 후반 “아직 여유가 남아 있는 느낌”으로 나타납니다.
- 겨울훈련 = 강도 ↓, 빈도·시간 ↑
- 베이스 빌드업 = 체력과 회복력의 저축
- 저강도 장거리 = 부상 위험을 줄이면서 시즌 준비를 완성하는 핵심 도구
이 세 가지 원칙을 러닝계획의 기준으로 두면, 겨울 동안 무리하지 않고도 다음 시즌을 위한 토대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습니다.
주간 루틴 예시 — 겨울 러닝계획은 단순할수록 강하다
겨울 러닝계획의 핵심은 복잡한 훈련 메뉴가 아니라, “지킬 수 있는 최소 루틴”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비워둔 날이 많아 보이더라도, 필요한 핵심 세션만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 장기적인 베이스 빌드업 관점에서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시 주간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요일 | 훈련 내용 | 강도 | 시간 |
|---|---|---|---|
| 화 | 존1 회복런 | 낮음 | 40분 |
| 목 | 근력 + 코어 | 중간 | 30분 |
| 토 | 롱런(저강도 장거리) | 낮음 | 90~120분 |
| 일 | 완전 휴식 | - | - |
화요일 회복런은 다리에 가벼운 자극을 주면서도 심박수 존1~2를 유지해, 몸을 저강도 리듬에 익숙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이날은 페이스보다 “숨이 얼마나 편안한가?”에 집중하며, 시즌 준비를 위한 전체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 가는 느낌으로 달립니다.
목요일 근력 + 코어는 러닝계획에서 자주 무시되지만, 겨울훈련 동안 반드시 포함해야 할 세션입니다.
하체 근력, 고관절 안정성, 코어 지구력을 강화하면 저강도 장거리에서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봄 시즌 고강도 훈련에 들어갔을 때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토요일 롱런은 겨울 베이스 빌드업의 중심축입니다.
이날만큼은 “얼마나 빨리?”보다 “얼마나 편안하게 오래?”를 기준으로 삼고, 저강도 장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시즌 준비의 핵심입니다.
- 롱런 시작 전, 오늘 목표 심박수 범위(예: 존2 상한)를 미리 정합니다.
- 달리다가 속도 욕심이 올라오면 시계를 보고 심박수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페이스를 낮춥니다.
일요일 완전 휴식은 훈련이 아닌 “회복도 훈련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몸에 심어 주는 날입니다.
특히 겨울훈련 기간에는 컨디션 난조나 과훈련을 막기 위해, 휴식일을 러닝계획에서 빼지 않고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훈련 로그 관리 — 기록은 성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겨울에는 기록을 “평가의 도구”가 아니라 “관찰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Garmin, Coros, Strava 등 어떤 기기를 쓰든,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베이스 빌드업이 제대로 쌓이고 있는지 방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다음 세 가지를 일관되게 체크해 보세요.
- 평균 심박수 유지 여부: 같은 코스, 비슷한 컨디션에서 평균 심박수가 과도하게 올라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같은 심박 대비 페이스 변화: 심박수는 비슷한데 페이스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면, 겨울훈련 동안 저강도 장거리가 몸에 잘 쌓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 러닝 후 피로도(RPE): 달리기 직후와 다음 날 아침에 몸 상태를 1~10 점수로 기록해 두면, 시즌 준비 과정에서 과부하 구간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겨울 초에는 존2 심박에서 7분 페이스가 나왔는데, 두 달 뒤 비슷한 심박에서 6분 40초가 나온다면 베이스 빌드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페이스에 비해 심박이 계속 높게 나오고 피로도가 누적된다면, 겨울훈련 러닝계획에서 강도를 살짝 더 낮추거나 휴식일을 늘려야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오늘 몇 km를 뛰었는가?”보다 “이 속도가 나에게 얼마나 편안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관점을 유지하면 기록에 쫓기지 않고, 시즌 준비에 필요한 저강도 장거리를 꾸준히 쌓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목표 리마인드 — 봄 시즌의 나에게
베이스 빌드업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겨울훈련은 때때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지금의 느린 러닝이, 봄 시즌의 나를 지탱한다”는 한 문장을 마음속에 남겨 두면 도움이 됩니다.
겨울 내내 저강도 장거리 위주의 러닝계획을 성실하게 지켜 온 러너는, 레이스 당일 스타트 라인에 설 때 조급하지 않습니다.
이미 시즌 준비를 위해 해야 할 것을 해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결과에 휘둘리기보다 레이스 자체를 더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겨울 베이스 빌드업을 제대로 수행한 러너는 레이스 이후에도 회복이 빠르고, 다음 훈련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이 차이는 단 하루, 한 번의 훈련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겨울훈련의 반복에서 비롯됩니다.
겨울은 멈춤이 아니라 축적의 시간
베이스 빌드업은 화려하지 않고, SNS에 올릴 만한 드라마틱한 페이스 변화도 당장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겨울훈련에서 러닝계획, 저강도 장거리, 근력·코어, 충분한 휴식을 차곡차곡 쌓아 두면, 시즌 준비는 이미 조용히 완성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기록” 대신 “기초 체력”을 선택해 보세요.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겨울 베이스 빌드업을 하고 계신가요? 각자의 겨울훈련 루틴을 나누며, 함께 다음 시즌을 그려 보는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